60억원대 관세법위반 가격조작죄

2026-05-28

오늘은 관세법위반 사건 중, 약 60억원대 가격조작죄로 기소된 형사사건에서 1심 재판을 통해 집행유예 및 벌금형으로 선처받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가격조작죄가 신설된 이유


(1) 가격조작죄는 2013년에 새롭게 도입된 범죄로서, 기존 관세법 체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하여 신설된 조항이다.

(2) 기존의 관세포탈죄는 수입신고 과정에서 실제 가격보다 낮은 금액으로 신고하여 관세를 적게 납부하려는 경우 성립하는 범죄였다. 따라서 관세율이 0%로 적용되는 물품의 경우에는, 실제로 가격을 허위로 신고하더라도 관세 자체가 발생하지 않아 관세포탈죄가 성립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3) 특히 관세율이 없는 물품의 경우에는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게 신고하여 부가가치세를 줄이거나, 반대로 가격을 높게 신고하여 소득세 또는 법인세 부담을 감소시키는 방식의 범행이 문제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는 관세를 직접 포탈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로, 당시에는 주로 허위신고죄만 적용되고 있었다.

(4) 그런데 허위신고죄의 경우 법정형이 벌금형에 그치고 있어, 실제 범행 규모에 비하여 처벌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입법자는 가격을 조작하여 세금을 부당하게 회피하는 행위를 보다 엄중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고, 그 결과 가격조작죄가 신설되어 2013년부터 시행되었다. 이러한 가격조작죄는 허위신고죄에 대한 특칙의 성격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2. 세관조사 및 검찰조사


(1) 의뢰인은 해외에서 기계류를 수입하여 국내에 판매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해당 기계류는 관세율 0%가 적용되는 품목이었고, 의뢰인은 수입신고 과정에서 실제 거래가격보다 높은 금액으로 가격신고를 진행하였다. 즉 비용을 과다계상하여 법인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가격을 높게 신고하였던 것이다.

(2) 부산세관은 수입가격 신고내역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을 적발하였고, 이후 소환조사를 실시하였다. 세관은 의뢰인에 대하여 관세법상 가격조작죄 및 외국환거래법위반 혐의를 적용하여 입건하였다.

(3) 본 사건은 가격조작 규모만 약 60억원 상당에 달하였고, 외국환거래법위반 금액 역시 약 12억원 상당(미화 약 100만 달러)에 이르는 사건이었다.

(4) 이후 부산세관 조사과는 조사를 마친 뒤 사건을 부산지방검찰청으로 송치하였고, 검찰 역시 별도의 조사를 진행한 후 본 사건을 정식기소하였다. 의뢰인은 관세전문변호사인 나를 선임하여 본 사건 대응을 진행하였다.

3. 검찰의 공소제기

(1) 부산지방검찰청은 피의자 소환조사를 진행한 뒤 수사를 마무리하였고, 이후 본 사건을 정식기소하였다.

(2) 검찰이 사건을 정식기소하게 되면, 아래와 같은 공소장을 작성하여 법원에 접수하게 된다. 그리고 해당 공소장은 피고인에게도 우편으로 송달된다.

(3) 공소장에는 가격조작죄 및 외국환거래법위반에 관한 범죄사실이 상세하게 기재된다. 또한 적용되는 법조 역시 모두 기재되기 때문에, 공소장 내용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에 맞추어 사건 대응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4. 형사재판 진행


(1) 본 사건은 부산지방법원에서 형사재판이 진행되었다.

(2) 나는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수사기록과 증거자료를 전부 검토한 후, 각종 양형자료 및 유사사건 판결문을 첨부한 변호인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였다. 특히 이번 가격조작죄 사건은 실제 거래가격과 신고가격의 차액이 약 60억원에 달하는 규모가 큰 사건이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관세법위반 사건보다 철저하게 재판을 준비하였다.

(3) 이후 변론기일에서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중심으로 피고인에 대한 선처가 필요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였다.

① 피고인은 세관조사 단계부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 반성하였고, 조사에도 성실하게 협조하였다는 점
② 주변 지인들 역시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하였다는 점
③ 피고인은 가족관계 및 사회적 기반이 분명한 상태로 생활하고 있다는 점
④ 문제된 물품은 애초에 수입 자체가 금지되거나 제한된 품목이 아니었다는 점
⑤ 피고인에게 동일한 유형의 범죄전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⑥ 수입신고 과정에서 품명, 수량, 원산지 등 핵심 사항은 모두 사실대로 신고되었고, 가격 부분만 실제보다 높게 신고된 사안이라는 점
⑦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가 위법하다는 사실을 인식한 이후에는 더 이상 동일한 방식의 신고를 반복하지 않았다는 점
⑧ 현재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수입통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
⑨ 이 사건과 관련하여 부과된 법인세 및 과태료 역시 모두 납부를 완료하였다는 점
⑩ 본 가격조작죄 사건은 공범이 개입된 조직적 범행이 아니라 피고인이 단독으로 진행한 사안이라는 점
⑪ 피고인은 오랜 기간 사업체를 운영하여 왔고, 동일한 범행을 다시 반복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는 점
⑫ 외국환거래법위반 부분 역시 별도로 계획된 범행이라기보다는 신고절차를 위반한 성격이 강하고, 한국은행 신고만 거치면 가능한 송금이었다는 점
⑬ 기존 가격조작죄 판례들 중에는 탈루세액이 납부되지 않았음에도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례들이 존재한다는 점

(4) 더 나아가 본 사건보다 범행금액이 더 크거나, 죄질이 더 나쁘거나, 세금 납부가 이루어지지 않은 가격조작죄 사건들에서조차 집행유예 및 벌금형이 선고된 하급심 판례들을 다수 정리하여 재판부에 제출하였다. 이를 통해 본 사건 피고인에게도 선처해줄 것을 적극 주장하였다.

5. 판결선고

부산지방법원 1심 재판부는 약 60억원 규모의 가격조작죄 혐의로 기소된 본 사건에서, 피고인 개인에 대하여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였다. 또한 피고인 법인에 대하여도 비교적 낮은 수준인 벌금 1,500만원만을 선고하면서 선처하는 판결을 내렸다.

6. 관세법위반 사건은 허찬녕 변호사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1) 저는 대한변호사협회에 관세 분야를 전문분야로 정식 등록한 관세전문변호사입니다(현재 국내에 등록된 관세전문변호사는 7명입니다). 저는 관세·무역 사건을 중심으로 형사사건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2) 관세법위반 사건은 일반 형사사건과 달리 관세법, 외국환거래법, 대외무역법 등 관련 법령이 함께 문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적용되는 죄명에 따라 추징금이나 필요적 벌금 여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초기 대응 방향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가격조작죄와 같은 관세법위반 사건은 수사 초기 대응에 따라 처벌수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조기에 관세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대응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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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FAQ

허위신고죄는 수출입신고시 품명, HS코드, 가격, 관세율 등을 제외한 나머지 사항을 허위로 신고할 때 주로 성립합니다. 실무상 가장 많이 발생하는 케이스 중 하나는 원산지를 허위신고하는 경우입니다.

가격조작죄는 수출입신고 등을 할 때 부당하게 재물이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할 목적으로 물품의 가격을 조작하여 신고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대표적으로 관세가 없는 물품을 수입할 때 실제가격보다 높게 신고하여 법인세를 절감하거나 정부지원금 등을 받아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는 경우입니다.

허위신고죄는 벌금형(물품원가 또는 2천만 원 중 높은 금액)으로만 정해져 있고, 가격조작죄의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